몸을 움츠리게 만든 추위도 훈훈한 봄바람 앞에서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잠깐의 순간인 것 같은 한 주를 보내고, 나는 밀양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었다.
기온이 높을 것 같아 반바지를 입고,
땀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헤어밴드도 챙겼다.
러닝벨트 속에 에너지젤리, 무릎밴드를 넣고, 밀양종합운동장으로 출발했다.
날씨는 맑아서 좋았지만, 차량이 많아 주차하기가 어려웠다. 지정된 곳은 나갈때 애를 먹는다는 지인의 말에 다소 떨어진 골목에 주차를 하고 걸어갔다. 참가자가 만 명이 넘어서인지 운동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10시부터 하프코스 시작이라 서둘러 출발선 뒤의 긴 대기줄로 향했다. 이번이 마라톤 4번째 출전이라 그런지 긴장이 되지 않고 마음이 편안했다. 올해 초 일하느라 훈련량이 확 줄었지만 그래도 10~15km씩 편하게 뛸 수 있는 체력은 된다고 생각했기에 은근히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들어차있었다.
탕! 다소 조촐한 폭죽을 신호탄으로 서서히 출발선에 대기한 사람들이 뛰쳐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타이머를 맞추고 기어를 서서히 올렸다. 후미에서 출발해서 2시간 풍선이 보이지 않았지만 2km쯤 달리니 저 멀리 빨간 풍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리에는 풍물놀이 응원과 시청공무원들의 주말근무, 시민들의 파이팅하는 소리들도 넘쳐났다. 시가지를 조금 벗어나니 한적한 농촌의 모습과 저 멀리 파란하늘 아래 능선의 모습들이 눈에 담겼다.

뛰는 사람들의 소속이나 이름이 적힌 상의를 보면서 한발 한발 전진했다. 오르막길이 나왔고 차분하게 내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레이스를 즐겼다. 생각보다 더웠지만 잠깐의 그늘진 곳을 뛸때나 시원한 바람이 불 때면 두 팔을 벌리고 잠시 자연이 주는 선물을 받아들였다.
8~9km쯤 뛰니 강이 나왔고, 은빛색의 물결이 아름답게 내 눈을 적셨다. 그렇게 반환지점을 향해 달렸고, 곧 끊임없는 오르막 구간을 만났다. 보폭을 짧게 해서 무리하지말고 뛰었는데, 도통 반환점이 보이지 않았다. 가까운 곳을 응시하연서 뛰면서도 반환점이 나오나 싶어 계속 힐끔힐끔 고개를 들었다놓았다 했다. 그러면서 문득 삶에 있어서도 좋아지려면 이런 힘든 구간이 나타날거고, 그럴 때 이겨내려면 지금 이 순간도 힘을 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의지를 다지니 어느새 반환점이 보였고, 돌자마자 내리막구간이라는 안식의 순간이 찾아왔다.
'자기계발 > 러닝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러닝 일기 (10) (2) | 2026.02.14 |
|---|---|
| 러닝 입문기 (9) (0) | 2025.10.14 |
| 러닝 입문기(8) (18) | 2025.09.17 |
| 러닝 입문기(7) (26) | 2025.09.09 |
| 러닝 입문기 (6) (54) | 2025.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