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새벽부터 힘껏 내달린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해가 뜨기 시작하면서부터 우리 모두는 새로운 하루를 맞이한다. 어찌 보면 참 단순한 흐름인 것 같은데, 제 각각 다양한 울림을 내는 것을 보면 꼭 학창 시절 음악시간에 배웠던 오선과 음표가 떠오른다. 8분 음표, 4분 음표, 2분 음표 등 음의 길이와 높이를 조화롭게 배치하면 귓가를 간지럽히는 하모니(harmony)가 펼쳐지고, 엉뚱하게 배치하면 균형과 조화가 깨지게 된다. 저물어 가는 해를 보면서 과연 오늘 아침의 광적인 내달림은 과연 조화로웠을까. 사색을 하다 어느덧 내 몸은 쉼의 세계로 들어갔다.
다음날 새벽, 어김없이 눈을 떠서 공원으로 향했다.
태풍이 지나고 나면 하늘은 왠지 깊어지고 고요해지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오늘 내 기분이 딱 그랬다.
그래선지 뛰기 보다는 주변 풍경을 바라보면서 잔잔히 걷기 시작했다.

'느리게 가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멀리서도 느껴지는 사람들의 시선, 풀밭 위에서 들려오는 벌레들의 대화소리, 반대편에서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는 땀 흘리는 해의 모습, 공원 트랙 위에 발을 잘못 들여 빨리 반대편 풀 속을 향해 몸을 바삐 움직이는 작은 곤충들, 뒤에서 들려오는 자전거의 숨소리,,
뛰지는 않았지만, 왠지 어제보다 더 조화스런 분위기와 연출 같이 느껴졌다.
뛰는 것과 걷는 것.
걷는 것과 뛰는 것.
의미를 각각 따지고 들면 엄연히 다르겠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는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느 때 같으면 달콤한 잠에 취했을 시간이지만, 이렇게 새벽에 몸을 움직이니 나 자신과 더 가까워지는 것 같다.
물론 그간 쌓였던 신체 피로도 달콤한 하모니에 취해 조금씩 해소되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고.
매일매일 당연하다는 듯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또 다른 내일의 나를 만나기 위해 하루를 시작한다.

제 9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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